
나는 외계인이 분명하다이상하게도 사람들과 섞여 있을 때면, 나는 늘 약간의 소외감을 느낀다. 무리에 어울리고, 웃고, 고개를 끄덕이는 동안에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마치 투명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세상을 구경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도 그랬다. 회사 회의실 한쪽 구석에 앉아 누군가의 열정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바라보며, 나는 슬며시 시계를 바라봤다. 숫자들이 점점 분해되어 기하학적 문양처럼 느껴졌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지만, 나는 그 순간 스스로를 다시금 확인했다. ‘그래, 나는 외계인이 분명해.’ 퇴근길, 을지로 골목 어귀의 오래된 붕어빵 노점 앞에 잠시 멈췄다. 젊은 사내가 손난로처럼 붕어빵 봉지를 꼭 쥐고 연신 입김을 불어댔다. 주인 할머니가 나를 향해 “세 개 천 원이에요.” 하고 말했지만, 나는 대답..